버스커 버스커 [정규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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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KER BUSKER(버스커버스커) - 버스커 버스커 [정규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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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정보

Track List

DISC 001
Track ListNO, 곡명, 듣기
No. 곡명
01 가을밤
02 잘할 걸
03 사랑은 타이밍
04 처음엔 사랑이란게
05 시원한 여자
06 그대 입술이 (With 채지연 - 풋풋)
07 줄리엣
08 아름다운 나이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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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정보

아름다운 청춘, 젊은 날의 연가 버스커 버스커 2집


버스커버스커는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팀이다. 이들이 지닌 ‘특별함’의 바탕에는 어찌 보면 무의미하고 소소해 보이는, 평범한 듯 색다른 요소들이 자리한다. 우선 그 외형을 보자. 이들은 세 명으로 구성된 ‘밴드’다. 일반적으로 밴드라는 건 그 자체로 음악적 완결성을 지니는 음악집단을 의미한다. 트리오 편성의 불안정함 또한 멤버들 개개인이 지닌 역량의 화학적 결합을 통한 시너지로 충분히 극복될 수 있는 부분이다.그런데 버스커버스커는 애초부터 단단한 응집 대신 보다 느슨하고 여유로운 얼개를 가지고 있었다. 아마추어리즘과 불완전성을 품에 안고 시작한 출발, 그리고 ‘슈퍼스타K’와 관련 환경 속에서 여느 뮤지션이나 그룹과는 다른 성장 과정을 겪은 이들의 생명력과 경쟁력은 일반적이지 않은 영역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누구보다도 짧은 기간에 대다수의 음악인이 평생을 해도 거머쥐기 쉽지 않은 성공을 경험한 이후에도 이들은 관습적이지 않은 길을 걸었다. 꽤나 모호하고 덧없는 지위임에도 지독한 중독과 함께 숱한 사람들의 헤아릴 수 없는 꿈을 동반하는 ‘스타’라는 위상은 버스커버스커에게는 늘 해왔던 길거리 공연과도 같았다. 이름이 알려지면 누구나 거치는(거쳐야 하는) 매체에서 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대중 앞에 존재감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음악을 통한 즐거움’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제대로 실현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이 독특한 밴드의 특별한 정체성이 시작된다.

이들이 이미 ‘슈퍼스타K’를 통해 선보였던 풋풋함과 유쾌함,어설프지만 탁월한 음악적 센스는,어눌한 말투와 환한 미소와 비음섞인 시원스러운 목소리를 가진 장범준의 재능과,베이스가 어울려 보이지 않아 묘하게 모성 본능을 자극시키며 순진함을 표출하는 김형태의 귀여움, 열심히 묵묵히 드럼 치는 건전한 청년 브래드의 열정 등 아기자기한 매력들을 하나로 그러모아 놀라운 화학작용을 일으켰다. 어느 새 형성된 버스커버스커의 탄탄한 팬덤은 아직 프로페셔널로서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밴드에게 의외의 기대와 열광을 보내고 있었다.그리고 밴드는2012년 3월에 공개된 데뷔 앨범을 통해 그 거부할 수 없는 열광의 이유를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1집 앨범에서 밴드가 선보인 독특한 감성의 멜로디, 포크와 록, 팝을 적당히 뒤섞고 버무린 사운드, 예쁘고 귀엽지만 때로 황당하기까지한 순진함을 담은, 일체의 규범적이고 정형화 된 것들에서 동떨어진 사랑에 관한 재기발랄한 노랫말은 말 그대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출시와 동시에 연주곡을 포함한 11곡의 모든 수록곡은 주요 온라인음악사이트의 차트를 도배해버렸고 기성의 유명가수와 아이돌의 인기가 무색해질정도로 오랜 기간동안 여러 곡이 차트의 10위 안에 머물러있었다. 디지털 음원이 전부가 아니었다. 이들의 음반은 신인으로서는 경이로운 숫자라 할 수 있는 15만장 이상이 팔려나갔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 전까지 거리에서, 매장에서, 카페에서, 술집에서, 식당에서, 사람이 모이는 모든 곳에서 ‘벚꽃엔딩’과 ‘여수밤바다’, ‘꽃송이가’를 듣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3개월 후 발표된, 데뷔작에서 아쉽게 빠진 곡들을 담아 ‘1집 마무리’라 이름 붙인 미니 앨범 역시 각 차트를 점령했다. 그리고 1집으로부터 1년이 지난 2013년 3월의 마지막 주, 가요계 최초의 ‘이변’이 일어났다. ‘벚꽃 엔딩’이 각종 음원 차트의 1위를 또 다시 휩쓸어버린 것이다. 신보 즉 새 앨범이 아닌 구보의 수록곡이 1위에 오른 이 유례없는 상황은 사람들의 감성을 사로잡은‘노래’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명쾌히 말해주고 있었다. 더불어 ‘벚꽃 엔딩’은 ‘봄의 캐럴’이라는 찬사를 얻으며 이 노래가 단순한 유행가의 범주를 벗어나 이 시대의‘클래식’으로 자리하게 되리라는 예상을 가능케 했다.

버스커버스커의 상업적 성공은 여러면에서 기존의 ‘성공공식’과 확연히 차별되는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케이블 TV의 오디션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되었다는 사실로 인해 정식데뷔 이 전부터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그 외의 별다른 매체 홍보 활동은 없었다. 게다가 이들은 ‘미완의 팀’이었다. 장범준의 목소리는 설익었고 빼어난 가창력을 지니고 있지 않으며 기타 연주수준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김형태의 베이스나 브래드의 드럼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은 이들의 음악에 열광했다.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가슴이 따뜻해지며 알 수 없는 즐거운 흥분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정말로 하나하나의 곡들은 그런 둘도 없는 매력을 표출해냈다.프로듀서와 편곡자의역량이 큰 역할을 했고 무엇보다도 ‘곡의 힘’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었다. 중요한 건 밴드의 아마추어리즘이 밴드에 내재된 순수함과 결합된 신선함으로 기존의 여러 식상한 가치에 질려온 수 많은 이들의 가슴을 기분 좋게 달구었다는 사실이다. 보편적 감성을 단숨에 자극하는 어떤 요소가 장범준의 음색에, 기존의 관습과 거리가 먼 곡 전개와 풋풋한 연주에 담겨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 산울림의 경우처럼 많은 얘기를 해준다. 뛰어난 가창력과 매끈한 연주력 등은 감동을 전하는 도구일 뿐이다. 연습과 노력으로 얻을 수 없는 것들이 있고, 타고난 감각과 아우라는 예술가의 영혼과 같아 그 자체로 논리적 설명이 불필요하다. 버스커버스커의 매력이란 그런 것이었다.


그토록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던 데뷔작으로부터 1년 반이라는 세월이 흘렀다.그 동안 버스커버스커는 해체설 등 여러 루머 속에서 소속사를 찾아 둥지를 틀었고 안정적 환경에서 느릿하게 그러나 꾸준히 새로운 앨범을 준비해왔다.많은 이들의 기대와 궁금증 속에서 완성된 두 번째 앨범은 ‘버스커버스커’라는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이 적절히 선별되고 다듬어져 담긴, 변함없이 순수한 감성과 강렬한 힘으로 듣는 이를 매혹시키는 작품이다. 버스커버스커에게 가지는 기대라는 게 뭘까? 그들의 음악은 나를 들뜨게 하고 내 가슴을 설레게 하며 가끔씩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잠자던 감성을 일깨워 새로운 쾌감을 불러일으켜준다. 평범하지만 내가 잘 쓰지 않는 표현과 잊고 있던 단어의 조합을 통해왠지 아련해지는 감흥을 전해주는 그들의 솔직한 노랫말은,직설적인 대화체나 다듬어진 시적 표현과 약간의 거리를 둔 채 그들만의 언어가 되어 내 감각을 자극한다.그 자극은 이를테면 일체의 화학조미료와 과도한 나트륨 대신 천연 재료만을 사용하여 자연스러운 맛깔스러움을 내는 음식의 감칠맛과도 같다.

밴드의 2집은 데뷔작의 연장선상에 자리한다. 팝과 포크, 록의 요소를 기반으로 기타와 베이스, 드럼의 기본 밴드 편성에 키보드를 비롯한 여러 세션들이 참여하여 완성된 이 앨범은 장범준의 비범한 곡 쓰는 재능에 어우러지는 버스커버스커 특유의 감수성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애인(여자친구), 여자, 사랑이라는 소재는 그와 관련된 장범준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소회(所懷)와 회한(悔恨), 감흥과 통찰이 담긴 흥겹고 역동적이거나 아름다운 연가(戀歌)의 옷을 입었다. 데뷔작이 파릇파릇한 풋풋함, 갓 잡아 올린 물고기의 움직임과 같은생생한 에너지와 함께 ‘봄’의 활기와 싱그러움을 담아냈다면, 이 앨범에서 버스커버스커는 무르익은 ‘가을’의 향취를 드러낸다. 전작의 색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구성이나 곡의 패턴, 사운드 프로덕션, 그리고 계절을 매개로 한 콘셉트 등은 이 앨범을 전작과 이란성 쌍둥이처럼 느껴지게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에 없던 성숙함과 깊이, 그에 따른 아픔과 쓸쓸함과 아련함의 감성이 있다. 마치 사랑의 성장통을 겪은 후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되고 어른스러워진 모습이랄까? 그래서 이 앨범에는 상황과 느낌에 따른 솔직한 감정의 표출 외에 “운명이란 인연이란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생각과 “처음엔 사랑이란 게 참 쉽게 영원할거라 그렇게 믿었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깨달음, 헤어진 첫사랑에 대해 “조금만 더 잘할 걸” 하는 뉘우침 등이 담겨 있다.여러 곡들에서 ‘너’ 대신 등장하는 ‘그대’, ‘그녀’라는 단어의 사용과 존댓말 표현 등은 고전적 서정시의 형식과 내용을 떠올리게 하며, 이를 통해 상대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보다 자기 중심적 가치관을 지닌 신세대의 마초적 성질이나 공격성과는 다른 건강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앨범을 가득 채우는,복잡함과 과장이 없는 담백한 연주에는 소박하고 투박하지만 정서적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멋스러움이 배어 있다. 멜로디 메이커로서, 모든 곡의 작곡과 작사, 편곡을 맡은 장범준의 역량은 그야말로 최고다. ‘버스커버스커 스타일’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확고한 밴드만의 색채는 기존의 가요 작법 패턴과 상관 없이 거침 없이 전개되는 선율, 그리고 예의 그 가성을 포함한 매끈한 목소리에 기인한다. 물론 브래드와 김형태의 기본기에 충실한 안정적인, 하지만 설익어 매력적인 특유의 리듬이 아니었다면 ‘버스커버스커’의 싱싱한 향기 또한 달라졌을 것이다.앨범에서 장범준은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했는데, 확실히 전작에 비해 한 걸음 발전되어 한층 더 섬세하고 세련된 표현력을 보여준다. 그 외에 일렉트릭 기타를 연주한 권한얼, 건반 연주자 정진욱, 퍼커션 주자 이원석 등이 세션으로 참여하여 풍성한 사운드의 완성을 도왔다. 여러 드라마의 음악감독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지수가 공동으로 작곡하고 편곡과 건반 연주를 맡은 아름다운 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의 인트로 ‘가을 밤’과 탁월한 발라드 ‘잘할 걸’, 밴드만의 역동적 에너지와 서정성을 균형 있게 담아낸‘사랑은 타이밍’, 그리고 앨범의 백미 ‘처음엔 사랑이란 게’로 이어지는 전반부의 곡들은 앨범을 짙은‘가을 색’으로 이끌어주는 작품들이다. 한없이 아름다운 곡 ‘처음엔 사랑이란 게’가 전하는 가슴 벅찬 먹먹함은 이전의 ‘벚꽃 엔딩’이나 ‘여수 밤바다’의 설렘, 아련함과는 사뭇 다른 카타르시스가 되어 감동을 전한다. 기존 록 발라드의 패턴에 가까운 멜로디와 전개, 장범준의 열창을 담은‘잘할 걸’또한 마찬가지다.후반부의 곡들은 1집의 분위기를 잇고 있다. 여성 싱어 채지연과 듀엣으로 부른 ‘그대 입술이’는 여성의 입장에서 느끼는 스킨십의 감정을 노래한 재미있는 곡이고,‘이상형’을 연상케 하는 ‘줄리엣’의 인상적인 가사와 힘찬 에너지는 이들 전유물과도 같은 버스커버스커만의 스타일을 잘 드러내는 요소다.

처음에 좋다고 느끼다가도 몇 번 들으면 쉽게 질리는 곡들이 있는가 하면 들을수록 가슴에 사무치며 감정을 뒤흔들거나 끝없는 편안함을 안겨주는 작품들이 있다. 버스커버스커의 두 번째 앨범은 변치 않는 감흥을 선사하는 데뷔작과 마찬가지로 후자에 해당된다. 곡 자체의 탁월함과 풍부한 감수성으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가사의 애절함이나 서정성이 그 매력의 근원이 되지만,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사운드와 노래의 블루오션이 아직은 유효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혁신적 변화를 통한 성공이 아닌 한, 엇비슷한 스타일에서 약간의 변화와 질적 수준의 유지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밴드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품는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의 결과물을 완성했다. 사그라지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한 버스커버스커의 음악은 인간적인 따스함과 치유를 필요로 하는 이 황폐한 시대에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강한 마력을 지닌다. 아름답게 빛나는 이 청춘의 노래들은 마법 같은 힘과 산뜻한 에너지를 실은 묘약이 되어 우리 마음을 정화(淨化)시킬 준비를 마쳤다.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기분 좋게 쭉 들이킬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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